- 시베리아-바이칼여행 - 8월12일(금)

16. 8월 12일 리스트뱐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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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뱐카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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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뱐카 박물관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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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2.바이칼박물관.네르파
 

날씨가 차고 쨍하다. 너무나 투명한 날이다. 11시에 집을 나서서 좀 멀지만 바이칼 박물관에 가기로 한다. 가촌 형태인 이곳을 구경하면서 걷고 싶었다. 바다 같은 맑은 바이칼을 계속 바라보며 걷거나 가끔 나타나는 마을 구경을 한다. 1시간 이상을 길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며 걸었다. 박물관은 입장료가 180이나 하는 비싼 곳이었는데 바이칼에서 캔 자수정, 라피스라줄리 등의 돌들, 포르말린에 담긴 물고기들과 살아있는 수족관의 물고기와 물개 네르파를 볼 수 있다. 네르파 두 마리는 실제로 보니 작고 유선형 모양의 돼지처럼 통통하며 얼굴에 큰 눈이 몰려서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다. 실제로 보기는 꽤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10만 마리나 된다니 맞는 숫자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이 두 녀석 중 어린 놈은 좁은 수족관을 매우 빠르게 날 듯 정신없이 돌고 늙은 물개는 이미 삶을 포기한 듯 게슴츠레한 슬픈 눈을 하고 가만히 있었다. 바이칼에서 살면 깨끗한 물에서 얼마나 행복했을까. 불쌍하다. 그래도 바이칼의 심해를 탐사하는 연구원들의 비디오는 볼만했다. 바이칼은 1650미터의 가파른 산이 거꾸로 처박힌 형태를 취하고 있어서 리스트 비얀카의 옆도 거의 바로 심해와 연결된다.

나와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너무 안와서 그냥 다시 걷는다. 중간에 잠깐 아래로 내려다 불에 발을 담갔다. 호텔의 보트 몇 채를 정박해 두는 곳이  나무로 작은 부두를 만들었다. 물은 차고 매우 맑다. 수평선의 풍경들이 좋다. 돌아와서 점심을 먹고 모두 한숨 잤다. 날이 추워서 감기에 걸려 두통이 심하다. 이럴 때는 무조건 자야하므로 나는 가족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내리 잔다. 저녁에는 겨우 일어나 부두로 나가 오물 두 마리를 사서 장을 보고 들어 왔다. 그래도 박물관에서 돌아오는 길에 샀던 날달걀도 주전자에 찌고 오물에 라면, 빵을 곁들이니 푸짐하다. 밤에는 초겨울처럼 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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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야 설렁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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