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페낭 섬 Pulau Pinang 페낭의 느낌 우리가 묵은 오리엔탈 호텔이 있는 곳은 조지타운의 차이나타운에 해당된다. 그래서인지 간판에 한자가 무지하게 많이 보이는데 그냥 사진을 찍어 놓으면 중국의 어느 도시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 나중에 안 사실로는 페낭 자체가 중국 복건성 지방 노동자들이 그리고 차이나타운은 잘 먹고 잘 노는 중국인들의 속성에 맞게 거의 12시가 넘도록 가게에서 술을 먹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점이 특이했는데, 듣기로는 말레이가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이렇게 밤이 화려할 줄은 잘 상상하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신흥 공업국답게 거리에는 자동차가 넘치고 있었고 시내버스와 같은 대중 교통 수단도 잘 구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안다만의 진주라고 불리는 페낭섬에서 우리가 기대한 것은 이것이 아니지 않은가. 뭔가 아름다운 해변이 기다리고 있지 않겠는가는 기대로 향한 바투 페링기 해변. 페낭에서 가장 오래 된 관광지라는 이 해변은 거대한 리조트 호텔들이 늘어 서 있을 뿐 그다지 아름다운 풍경은 아니다. 혹시나 해서 버스로 조금 먼 텔루크 바항 까지 나가 보았지만 한가로우면서도 약간 어촌의 악취가 나는 그런 단순한 곳일 뿐.
한 가지, 텔루크 바항에서는 페낭 국립공원의 정글 트레킹 루트가 시작되고 있어, 정글을 즐기려는 사람에게는 좋은 곳이 될 것 같기도 하다. 날이 하도 더운 데다 한참을 걸어다닌 우리로서는 최소 2시간 30분 이상의 트레킹 루트를 따를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바투 페링기에서 숙박하려는 생각을 접고 조지타운으로 돌아 오는 길. 페낭의 해변은 한참 개발중이다. 대형 크레인이 해변에 나와 있고 사방에 매립 공사가 진행 중이며 새로운 아파트들이 속속 지어지고 있다. 마치 부산의 수영만 요트 경기장 매립 공사를 방불케 하는데 아름다운 해변이 사라진 부산 해운대 수영만처럼 이곳도 나중에 오면 매립지에 대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서 있지는 않을지. 페낭의 관광 포인트 페낭 힐 조지타운 중심부 콤타르 옆 프랑긴 몰에서 출발하는 101번 과 24번 시내버스가 페낭 힐로 올라가는 케이블 기차 역 아래 500m 지점에 선다. 우리는 잘 모르고 지나쳐 물어물어 기차역까지 찾아 가다가 친절하고 영어를 정말 유창하게 하는 학생들을 만나 그 학생들이 이끌어 주는 대로 재미있게 이야기도 하며 역으로 갈 수 있어서 즐거웠다. 우리가 표를 끊는 방법을 모를까 하여 표를 끊는 것 까지 해 주려 했던 친절한 이들이었다.
페낭 힐로 올라가는 케이블카(기차다. 왕복 4Rm)를 타고 30여분을 올라서 거의 800m고지까지 올라가면 페낭 섬의 모습과 바다 건너 버터워스시, 말레이 반도가 대략 조망된다. 올라가는 길 양 옆으로 우거진 열대림 숲이 특히 멋진데 밤에는 붉고 푸른 조명을 밝혀 놓아 페낭시에서 이곳에다 귀신 이벤트 열차 운행하면 정말 좋겠다고 킥킥댔다. 이 케이블 기차는 1923년에 스위스에서 만든 것으로서 아시아 최초라고 하는데 주목. 실제로 열대우림의 산길은 엄청나게 내리는 비로 있던 길도 금새 사라지기 때문에 일정하지 않고, 나무가 우거져 눈에 보이지 않는 함정이 많기 때문에 섣불리 초행길을 가는 것은 금물이다. 그 외 페낭 힐 정상에는 여러 민족들이 모여 사는 곳 답게 이슬람 성원과 힌두교 사원이 사이좋게 자리잡고 있다. 극락사 역시 콤타르에서 101번, 24번 버스를 타고 페낭힐 올라가는 곳을 조금 지나면 전방에 아름답게 치장한 절이 보인다. 이 절이 극락사인데 중국계 절로서 주로 복을 비는 사람들이 많이 온다고 한다.
극락사 올라가는 길은 상가 아케이드인지 절 가는 길인지 판단 안됨. 절로 올라가는 샛길 양쪽으로 빽빽이 들어찬 기념품점과 옷집들. 티셔츠 한 벌 3Rm(900원) 에 주겠다는 말을 뒤로 한 채 절에 오르니 절이 전체적으로 화려하긴 하지만 기둥과 처마가 시멘트로 되어 있고 추녀 끝이 심하게 하늘로 들린 품이 천박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너무 장식을 하려다 우스꽝스럽게 되었달까. 이 절의 볼 거리로는 거대한 관음상과 화려한 흰색 탑이 있는데 올라가는데 각각 2Rm이랜다. 절이 높은 언덕 위에 있어 전망이 좋고 시원하여 쉬기에 정말 좋은 곳이다. 특히 큰길로 내려오면 중국의 전통 빵을 파는 가게가 많은데 빵 안에 든 소가 고기와 팥 등으로 충실하고 파이형태로 된 빵의 식감도 아주 좋아 사 먹어볼 만 하다는 생각이다. 페낭 박물관 중국인, 말레이인, 인도인, 그 외 다양한 인종들로 구성되어 있는 다민족 사회인 페낭섬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곳이다. 단일 민족인 우리나라로서는 새로운 경험이 될 수도 있는데, 이 박물관에서는 다양한 곳에서 온 사람들이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며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데 대한 자부심이 묻어 있었다.
말레이시아는 원래 독립 왕조가 오랫동안 지속 되었다기 보다는 잠깐 동안의 말레카 왕조 이후 1511년부터 1957년 완전 독립을 하기까지 거의 400여년 동안을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의 지배를 받으며 각 나라의 이해관계에 따라 인도인과 중국인이 노동자로 이주하여 살게 된다. 이런 이유로 말레이인의 독자적인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지 않지만 중국-말레이-인도의 문화가 마주쳐 부드럽게 융화되어 살고 있는 데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니 뭐, 그것도 좋은 역사발전의 경로라는 생각이다. 순혈보다 혼혈이 항상 우수한 인자를 가져 오는 법이니까. 만약 다른 문화들이 마주쳐 서로 충돌하지 않으면서 융합된다면 각 문화의 장점을 딴 새로운 우수한 문화가 만들어지는 법이 아니겠는가. 여행 안내소 랑카위에서 오는 보트 선착장 주변 시계탑 앞에 말레이시아 관광청의 여행 안내소가 있다. 이곳엔 페낭 섬의 역사적 유적지를 제시된 지도를 따라 가면서 설명을 첨부한 좋은 자료가 있었는데, 페낭 여행의 말미에 이런 좋은 자료를 알게 되어 유감이다. 만약 다른 분이 페낭 여행을 하게 된다면 무조건 이 여행안내소에 들러 페낭시 관광자료를 듬뿍 무료로 구하시길. 그 외 다른 지역에 대한 지도나 지역 정보도 구할 수 있으니 필히 먼저 들러야 하는 곳이겠다. 페낭에서 묵은 곳 보통 어느 나라나 차이나타운이 있는 곳이 번화한데다 숙소값도 싸다. 역시 페낭에서도 차이나타운이 있는 페낭 로드의 오리엔탈 호텔(69Rm) 과 바로 옆의 머천트 호텔(85Rm)이 깨끗하면서도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이었다. 오리엔탈 호텔은 중국인이 경영하며, 머천트 호텔은 인도인이 경영하는 듯 하는데, 특히 머쳔트 호텔엔 냉장고도 완비되어 있는 데다 뜨거운 물도 마음대로 뽑아 먹을 수 있도록 냉온수기가 복도에 설치되어 있어 이틀이상 묵는 사람이라면 추천할 만 한 곳이다. 또한 페낭 힐 정상의 밸리뷰 호텔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미처 우린 이곳을 숙소로 잡진 못했지만 130Rm 의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고급 호텔의 시설과 환상적인 전망을 선사하는 이 호텔에 묵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이 든다. 하지만 무거운 배낭을 들고 페낭 힐 정상까지 올라서 있을지도 모르는 방을 찾아갈 수는 없으니 미리 연락을 해 보아야 할 것인데, 연락처를 구하지 못했다. 페낭에서 입맛을 다시 찾다. 랑카위에서 말레이 음식과의 첫 대면은 거의 실패. 음식에 적응하게 힘들면 여행이 힘든 우리들이기에 자칫 말레이 여행의 흥미까지도 잃어 버릴 뻔 했는데 이곳 페낭에서 180도 바뀌었다. 상기한 대로 페낭은 중국인들의 도시다. 하지만 본토 중국인들과는 달리 이곳 말레이의 문화에 접목되어 사는 곳도 깨끗하고 음식도 그리 기름지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에선 무조건 중국 음식점에 가야 한다는 점을 처음 알게 된 곳이 이곳 페낭. 각종 다채로운 중국 요리를 느끼한 걱정 없이, 그것도 엄청나게 싼 값에 즐길 수 있는 곳이 말레이시아다. 대동 레스토랑
자리에 앉으면 계산표와 메뉴를 주는데, 여러 가지 딤섬을 끌고 다니는 아주머니에게 먹고 싶은 접시를 가리키면 계산표에 값을 써 주는 식이다. 맛있는 딤섬이 한 접시에 보통 1.8-2.5Rm 씩이어서 이곳의 서민 물가에 비해선 비싸지만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가격이었기 때문에 정말 맛있게 많이들 먹었다. 말로만 듣던, 부러워하면서 영상으로만 보던 그런 딤섬 식당을 찾은데 대해 말 할 수 없는 뿌듯함. 이곳은 딤섬 이외에도 일품 요리가 4-8Rm 급이며 맛이 아주 좋고 양도 많아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 폭발인 곳이다. 저녁 시간엔 약 30여평의 식당에 손님이 꽉 차서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내가 마지막 날 먹었던 탕수어(Sweet and Sour Fried Fish)는 무척 부드럽고 풍미가 좋았다. 맛있는집 쇄쇄요 사실 이곳은 오해해서 찾아온 곳이다. 원래는 콤타르 4층의 매운 새우국수집을 찾는 것이었는데, 프랑긴 몰 4층에서 비슷한 매운 새우국수집을 찾은 것. 순전히 우연이었는데 하도 맛있어서 사진을 찍어 두었다.
쇠고기 저민 것, 생 닭고기,어묵,게맛살,여러가지 생선살, 각종 야채 등등 푸짐한 내용물을 스팀봇에 익혀 먹다가 다 먹고 나면 우리나라와 같이 면을 삶아서 계란과 같이 먹는 식사였는데, 왠만한 식성 좋은 사람이라도 모자람이 없이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물론 값은 30Rm으로 우리나라 8000원 돈이 되지만 이렇게 푸짐하게 두명이서 먹을 수 있는 요리가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먹는게 최고다...암..) 이 집에서 나중에 시킨 게 Fried Fish /w Rice 였는데 4.5Rm 의 싼 값에 밥과 함께 푸짐하게 나온 부드러운 생선까스의 맛은 어떻게 이렇게 생선을 튀길 수 있는지 궁금증이 일게 만드는 솜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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